본문 바로가기

all82

[북리뷰] 『철학 vs 철학』# 07. 타자와의 소통은 가능한가? : 스피노자 VS 라이프니츠 『철학vs철학, 동서양 철학의 모든 것』, 강신주 지음, 그린비, 2010. # 07. 타자와의 소통은 가능한가? 스피노자 vs 라이프니츠 근대철학의 맹점, 타자 pp. 107-108. 데카르트 René Descartes는 근대철학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그리고 그 서막의 핵심부에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사유 주체, 즉 코기토 cogito가 존재한다. 흥미로운 점은 코기토의 발견이라는 일대 사건이 암스테르담이라는 자유 도시를 떠나서는 생각될 수 없는 것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암스테르담은 신이 지배하던 중세시대로부터 가장 멀리 벗어나 있던 자유 도시였다. 모든 도시 생활이 그렇듯이 암스테르담에서의 생활은 데카르트에게 필요한 익명성을 보장해 줄 수 있었다.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도시인들은 타.. 2022. 4. 1.
[북리뷰] 『담론』, 신영복 - # 09. 양복과 재봉틀 『담론』, 신영복 지음, 돌베개, 2015. # 09. 양복과 재봉틀 pp. 138-139. 자공子貢이 밭일 하고 있는 노인에게 기계를 사용할 것을 권유합니다. 용두레라는 기계를 쓰면 쉽게 밭에 물을 줄 수가 있는데 왜 그렇게 고생을 하시느냐고 묻습니다. 그 말에 노인이 분연작색忿然作色, 벌컥 화를 내다가 곧 웃으며 말합니다. 노인은 그의 선생님으로부터 들을 것이라 하면서 차근차근 반기계론을 전개합니다. 기계와 기술의 신화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장자의 이야기가 비현실적입니다. 그러나 매우 성찰적인 이야기입니다. 기계라는 것은 노동절약적인 기술을 구현하는 체계입니다. 기계는 수고를 덜어 주고 시간을 단축시키는 역할 즉 장자의 표현에 의하면 '기사'機事가 반드시 있습니다. 자공이 노인에게 이야기했던 .. 2022. 3. 29.
[북리뷰] 『철학 vs 철학』# 06. 국가는 정당한 것인가? : 홉스 VS 클라스트르 『철학vs철학, 동서양 철학의 모든 것』, 강신주 지음, 그린비, 2010. # 06. 국가는 정당한 것인가? 홉스 vs 클라스트르 절대주의와 아나키즘 사이에서 pp. 93-94. 관례적으로 국가와 주권을 신적인 권위로 정당화하는 논리를 절대주의absolutism이라고 부른다. 국가나 주권이 신적인 존재와 같이 절대적인 것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대주의의 입장을 따를 때 인간은 국가나 주권을 결코 의심하거나 회의할 수조차 없다. 르네상스 이후 서양 근대사회는 신의 초월적 권위가 약화되고 그만큼 인간과 인간이 가진 이성적 능력에 강한 신뢰를 보내게 된다. 이제 주권자나 그가 통치하는 국가를 신과 같은 절대자로 정당화하는 논리는 힘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근대사회의 국가주의 철학자들은 국가.. 2022. 3. 20.
[전시리뷰] « STRANGE AEONS - We will meet you there », PEYBAK, Galerie VALLOIS GALERIE Georges-Philippe & Nathalie Vallois (04 fev 2022 - 19 Mar 2022) 33 & 36 rue de Seine 75006 ParisFRANCE www.galerie-vallois.com PEYBAK, Strange Aeons - We will meet you there 페이백, 이상한 아이온 - 그곳에서 만나 시작과 끝이 하나인 세상에서 극과 극은 통한다. 여기서 인간은 태아 같은 기원이나 시초도 아니고 시메라 Chimère(1)도 아닌 잘 정의되지 않은 다소 추상적이고 다채로운 형태이다. 2000년 테헤란 예술학교를 졸업하고, 이란 예술가 Peyback(2), 즉 Peyman Barabadi와 Babak Alebrahim Dehkordi(둘은 서.. 2022. 3. 15.
[북리뷰] 『철학 vs 철학』# 05. 인간은 만물의 영장인가? : 데카르트 VS 파스칼 『철학vs철학, 동서양 철학의 모든 것』, 강신주 지음, 그린비, 2010. # 05. 인간은 만물의 영장인가? 데카르트 vs 파스칼 인문학의 탄생이 가지는 의미 pp. 79-80. 신이 세계를 지배하면 인간은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종교적 가르침이 현실에 실현되지 않는 것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토로하곤 한다. 하지만 그들은 실제로 신의 이름으로 세계가 지배되었던 시대가 이미 있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서양의 중세시대이다. 사실 중세시대는 종교의 시대였다고 불릴 수 있을 만큼 신앙과 믿음이 강조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은총으로 넘쳤던 시대라기보다 오히려 신의 이름으로 자행된 억압과 살육의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중세시대의 또 다른 별명이 '암흑시대'Dar.. 2022. 3. 9.
[북리뷰] 『담론』, 신영복 - # 07. 점은 선이 되지 못하고 - # 08. 잠들지 않는 강물 『담론』, 신영복 지음, 돌베개, 2015. # 07. 점은 선이 되지 못하고 pp. 106-107. 『맹자』는 7편 261장, 3만 5천 자 가량 됩니다. 『논어』의 3배 가까운 분량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만 뽑았습니다. 곡속장穀觫章의 '이양역지以羊易之' 부분입니다. 양羊과 소를 바꾼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뽑은 이유는 역시 우리 강의의 주제인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주역』의 관계론 독법, 『논어』의 화동 담론, 그리고 『맹자』의 '만남'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맹자가 인자하기로 소문난 제나라 선왕을 찾아가서 자기가 들은 소문을 확인합니다. 소문은 이런 것입니다. 선왕이 소를 끌고 지나가는 신하에게 묻습니다. "그 소를 어디로 끌고 가느냐?" "혼종하러 갑니다." 혼종이란 종을 .. 2022.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