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사를 넘어 (사진의 역사로) - 정치 · 사회적 관점에 의한 분석들 ]
글쓴이 민석킴 Minseok KIM
#10
3. 정치 · 사회적 관점에 의한 분석들
다시 한번 더 미술사를 넘어, 사진의 역사를 살펴보자. 미술사와 민중 예술 개념의 이해 만큼이나 정치 · 사회적 맥락의 분석도 중요해 보인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장의 연구가 다양한 외부 사건이나 역사적 문맥들이 파리의 지위 형성에 가지는 의미를 고려하며 실행된 것처럼, 여기서 역시 외부 사건들이 사진의 역사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볼 필요성이 제시된다. 특히 사진 그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미학과 사진에 관한 담론 안에서 신흥 부자 les nouveaux riches 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미학적 담론과는 상관없이, 상류 사회 진입의 희망과 함께, 그들의 부유함을 뽐내고 구매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진에 눈을 돌렸던 현상은 사진의 역사에 주목할 만한 영향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 결과, 그 중간 계급 – 어떤 의미로는 쁘띠 부르주아지 petit-bourgeois 라고 부르는 – 으로 인해 사진은,고상한 예술의 대체물로서, 또 하나의 고상한 것으로 여겨지도록 시도된다. 그렇게 사진과 사진 클럽이 각각 초상화와 예술 모임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사진에 대한 미적 가치와 고상한 것에 대한 미학적 규칙에 대해 새로운 질문이 던져진다. 피에르 부르디외 Pierre Bourdieu 는 다음과 같은 맥락을 사회학적 시각으로 날카롭게 분석한다. 다음의 두 발췌는 중간 계급이 사진 행위에 부여하는 의미와 그 사회적 목적을 잘 묘사하고, 나아가 사진을 그 기술적 기능에서 분리해 회화 같은 예술적 행위로 편입시키려는 시도에 대한 분석을 잘 보여준다 :
« [...] 쁘띠 부르주아지가 사진 행위에 부여하는 의미는, 중간 계급이 문화 즉 가장 고상한 것으로 남아 있는 문화적 행위들의 특권을 소유한 상층 계급과, 중간 계급이 접근할 수 있는 행위들 속에서 자신들의 문화적 호의를 나타내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그들과 구분되고자 하는 민중 계급들과 맺는 관계를 보여주거나 드러낸다. 그래서 사진 클럽의 회원들은 자신들이 장악하고 있고 할 수 있는, 고상한 예술들의 대체물인 사진을 고상한 것으로 만들려 함으로써 스스로를 문화적으로 고상하게 만들고자 하고, 동시에 민중의 행위를 지배하는 기술적 · 미학적 규칙들을 저속한 것으로 거부함으로써, 자신들이 가지지 못한 이러한 일련의 기술적 · 미학적 규칙들을 분파적 규율들 안에서 재발견하려한다(1) ».
« 이와 동일한 모호함과 동일한 모순들이 중간 간부들에게서 더 명백하고 더 명시적으로 다시 발견된다. 중간 간부들은 사진에서 예술로서의 품위를 발견하려는 강한 경향을 보이고, 적어도 말로는 가족적 추억들을 축적하는 기능으로부터 사진을 해방시키려 하기 때문에, 그들은 종종 모든 전통적 사용을 위해 쓰일 수 있는 자동 기계로서의 기술적 대상이라는 훼손된 이미지에 기반하고 있는 사진의 대중적 정의를 부인하고, 이런 이미지에 일반적으로 연계된 사실주의 미학을 거부하며 사진이 회화와 동일한 작업을 필요로 한다는 데 동의한다(2) ».
그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이르고자 한 것이 단지 미학적 규칙에 던져진 새로운 질문 또는 기존의 예술품을 사진으로 대체하려는 중간계급의 시도에 대한 분석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더 나아가 중간계급의 더욱 세분화된 구분을 시도 하면서, 사진 행위가 그들에게 어떤 것으로 간주되었는지, 기존의 체제와 규범들에 어떻게 느끼고 있었는지, 더 나아가 그런 점으로 볼 때, 어떤 점에서 사진이 ‘대중’또는 ‘민중 예술’의 가장 적합한 표현과 기록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
« 회화나 음악 같은 완전히 공인된 예술 활동들과 달리 사진 행위는 기술적 관점이나 경제적 관점에서 모든 사람에게 접근 가능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그리고 사진에 빠진 사람들은 이 합법적인 행위의 대상 · 시기 · 양식을 규정하는 명백하고 조직된 규범들의 체계에 맞설 수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사람들이 행위로서 또는 문화적 작품으로서 사진에 부여하는 주관적 · 객관적 의미에 대한 분석은 여러 집단이나 계급의 고유한 미학들(그리고 윤리들)을, 특히 그 속에서 예외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대중 ‘미학’을 그것들의 가장 진정한 표현들 속에서 파악하기 위한 좋은 수단처럼 보인다(3) ».
우리는 사진을 둘러싼 담론의 구조화가 역사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역사를 가로지르면서 다져진 개념의 일종이라는 점을 상기 해볼 수 있다. 이 구조는 사회, 문화, 정치적 영향들과 관련이 있다. 이 점에 대해 알란 세쿨라 Allen Sekula 는 그의 책 『사진에 관한 글 Ecrits sur la photographie 1974-1986』에서, 지금까지 정치, 경제, 문화적 힘에 의해 규명되었던 이 구조가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어 왔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진 이미지에 대한 우리의 소비와, 사유 그리고 관념을 제약한다고 말한다. 그의 훌륭한 묘사를 보자 :
« Ce discours – limité et déterminé par les forces culturelles, politiques et économiques plus vastes auxquelles il contribue – légitime autant qu’il dirige les différents circuits du commerce de la photographie. Il gère paisiblement nos capacités à produire et à consommer l’imagerie photographique. Il les restreint, le plus souvent sous couvert d’une liberté sémiotique apparemment illimitée et d’un jugement esthétique intemporel, [...] Contenu dans les textes académiques et « populaires », dans les livres, dans les journaux, les magazines, dans les dispositifs institutionnels et commerciaux, dans le design de l’équipement photographique, dans l’enseignement, dans les rituels sociaux quotidiens, et – à travers les effets de ces contextes – dans les photographies elles-mêmes, ce discours produit une force à la fois matérielle et symbolique [...] et cette idéologie de la représentation, historiquement spécifiques, ne doit pas nous faire oublier que d’autres idéologies discursives s’y concrétisent – y trouvant à la fois vérité et satisfaction. [...] Un aspect majeur de l’association de la photographie et du pouvoir réside là-dedans. Par ailleurs, comme dans toute culture qui naît d’un système d’oppression, les discours les plus puissants dans la vie quotidienne sont ceux qui émanent du pouvoir et incarnent une autorité institutionnelle. Pour nous aujourd’hui ces voix affirmatives et toutes puissantes s’expriment d’abord en faveur du Capital, et accessoirement en faveur de l’État. Cet essai veut explorer concrètement les incohérences et les faiblesses de ce réseau de liens entre langage et pouvoir(4) ».
부르디외의 말처럼, “사진이 적어도 외면적으로는 엄밀하게 사회학적인 분석에 그리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5) », 20 세기 중반을 지나서야 그 논의가 특정 영역에서의 단순한 미학적 논쟁을 넘어 확장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훌륭한 연구들 – 사진과 미술사에 대한 일반연구를 넘어 담론의 영역을 확장시키면서 사진의 역사 안으로 다시 돌아 들어오는 – 은 우리에게 정치 · 사회적 분석에 대한 타당성을 제시해준다. 폴-루이 후베르 Paul-Louis Roubert 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사진의 역사를 쓴다는 것은 한편으로 사진의 외재성에 달린 것일지 모른다. 나아가 그것은 이런 종류의 담론들로부터 조건지어지는 것으로 간주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6). 다시 말해, 이것은 사진을 둘러싼 논의가 독립적으로 존재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술사 너머에서’.
그러므로 이와 같이 회화와 사진 그리고 대중예술 각각의 유기적 연결성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일종의 해방 – 미술사를 넘어서며 사진에 대한 이해를 시도하는 것 – 그리고 그 타당성과 근거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연구에서 이러한 접근과 태도가, 오랫동안 거대한 회화의 담론 안에서 예술과는 상관없는 산업 기술 또는 천박한 대중의 행위로서 논의되어 오던 사진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점으로 상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현대 생활의 도시, 사진과 아방가르드의 중심지 파리가 발견된다.
(다음) - #11. 모더니즘, 사진 그리고 아방가르드 - 현대 생활의 도시
(1) 피에르 부르디외, 『중간 예술』, op. cit., pp. 27-28. 프랑스어 원문 – Pierre Bourdieu, Un art moyen : essai sur les usages sociaux de la photographie, op. cit., pp. 27-28.
(2) Ibid., p. 99. 프랑스어 원문 – Ibid., p. 91. 각주에서 부르디외는 추가적으로 강조한다 : « 중간 간부들은 수공업자들과 상인들보다는 더 자주 사진에서 예술로서의 존엄성을 발견한다. 마찬가지로 그들은 이미지나 사진 행위를 평가 절하하는 말들에 더 빈번하게 반대한다 ».
(3) Ibid., pp. 24-25. 프랑스어 원문 – Pierre Bourdieu, Un art moyen : essai sur les usages sociaux de la photographie, op. cit., p. 25.
(4) Allan Sekula, « Trafics dans la photographie » in Écrits sur la photographie 1974-1986, Paris, 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beaux-arts, 2013, p. 181. Cité par Paul-Louis Roubert pendant son cours, « Photographie, art populaire ? », op. cit.
(5) Pierre Bourdieu, Un art moyen : essai sur les usages sociaux de la photographie, op.cit., p. 28.
(6) [Note prise pendant le cours], Paul-Louis Roubert, « Photographie, art populaire ? », op. cit. « Dans cette perspective, les relations entre la photographie, le populaire, et l’art populaire rentrent dans un rapport avec l’extériorité de la photographie. La pratique de la photographie est conditionnée par les discou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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