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 예술 연구의 필요성 : 파리, 민중 예술 재출현의 현장 ]
글쓴이 민석킴 Minseok KIM
#05
파리, 민중 예술 재출현의 현장
파리, 예술과 아방가르드의 중심이 된 도시. 그렇지만 현대성을 정의하는 것이 단지 몇 가지 논거를 열거하는 것으로 불가능하듯, 주요 배경인 이 되는 이 도시와 그 지위를 몇몇 역사적 사건들로 일반화하여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므로 파리의 지위에 관한 논의를 더 세부적인 예술사의 영역 안에서 살펴보고, 또 다른 측면으로 확장하기 위해서 연구에 필요한 쟁점들을 중심으로 그 기원과 유래에 대해 살펴볼 필요성이 제시된다. 이 장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질 내용은, 파리를 예술의 중심으로 뿐 아니라, 민중 예술 재출현의 현장으로 가정하면서, 민속학과 국가주의 신화 같은 맥락과 담론의 영역들이 될 것이다.
민중 예술 연구의 필요성
어떤 점에서 파리를 민중 예술의 재출현 현장으로 가정해 볼 수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논의의 필요성은 무엇인가? 파리의 지위에 대한 비옥한 맥락의 축소를 피하기 위해, 나아가 모더니즘 속에서 체험된 예술 작품을 적절한 맥락에서 분석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사진 문화와 연결시켜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민중 예술에 대한 고찰이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목적이 민중 예술을 사진으로 정의하고자 함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사진이 민중 예술의 범주 안에서 이야기될 수 있으며, 특히 사진의 발명 이후, 이 매체와 민중 예술의 밀접한 관계 형성에 동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중 예술의 정의가 선행되어야 하므로, 가장 먼저 민중 예술이 어떤 점으로 구성되는지 살펴보고, 두 번째로 이 개념이 기존의 미술사 안에서 어떻게 발견되는지, 마지막으로 이 논의를 민중의 사회적 지위가 폭발했던 시기, 즉 대혁명 이후의 모더니즘 시대로 이어 가기 위해, 민중 예술과 사진의 발명이 맺는 관계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1. 민중 예술이란 무엇인가?
민중 예술이라고 불리는 이 용어의 정의를 시도하면서, 가장 먼저 이 개념의 역사와 그 사용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즉, 이 개념이 어떤 범주에 속하는지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존재하는지 헤아려 보아야 한다. 실제로 이 개념은 16 세기 서로 다른 민족의 만남에 의해 대두된 민족학 ethnologie – 인류학anthologie의 한 지류인(1) – 에 편승 편승된 것으로 여겨질겨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일종의 과학적 탐험의 형태로 시작했다. 민족학이 민족 공동체, 고대 문명의 구성원 그리고 그들의 문화에 관한 연구라는 점으로 보아, 이 범주 안에서 민중 예술이라는 용어가 어떤 점으로 사용되었는지를 추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들에게 민중 예술은 한 시대, 민족, 공동체의 생활양식, 문화 등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 탐험과 연구를 위한 하나의 매개로 여겨졌다(2). 그렇다면 이 개념은 어떤 조건에서 존재하는가? 여기서는 문화 상대주의 relativism culturel 가 논의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민족지학 ethnographie 연구가 필연적으로 가진 성질인 이타성 altérité 과 상대성 relativité 을 헤아려 볼 때, 민중 예술 연구 역시 기준이 되는 주체의 문화를 그 유일한 준거로 하여 다른 문화를 관찰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3). 즉, 인류학은, 클레흐 파냐흐 Claire Fagnart 의 묘사처럼 “타인에 대한 질문을 담보로 한다. 그러면서 타인은 이국적인 exotique 것으로 감지된다(4).” 다르게 말하면, 민족학 연구는 한 문화가 다른 문화에 가지는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고 여기서 대상이 되는 문화는 이국성 exotisme 에 대한 일종의 호기심, 흥미 등으로서 작동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런 이국화 현상 phénomène de l’exotisation 은, 사진과 민중 예술의 관계에 관한 폴-루이 후베르 Paul-Louis Roubert 의 비옥한 연구가 잘 묘사하는 것처럼, 다른 문화 간의 간격에서 뿐만 아니라, 동일 문화 간의 시공간적 간격에 의해서 또는 계급 간 간격에 의해서도 마찬가지로 발견될견 수 있다(5).
다른 한편으로, 이 개념을 두 가치 측면으로 분류하는류 것이 필요해 보인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예술적 행위 pratique artistique 와 미의식 esthétique 의 개념을 항상 일치하는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예술적 행위가 미의식을 담보하지 않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예술매체를사용한모든활동에미적가치가부여되는것이라할수없으며, 예술적 의식 또는 의도가 동반되지 않은 실천도 경우에 따라서 미학적 담론 안에서논의될수있다.이원리를민중예술개념에대입하면,하나는대중적 활동 pratique populaire 그리고 다른 하나는 대중 미학 esthétique populaire 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구분은 특히 사진과 예술에 관한 담론의 공간에서 매우 중요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는 매우 복합적인 관점의 분석과 해석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뒤에 다시 돌아와 다시 다루도록 하자. 위와 같은 전제들은 다음 장에서 실제로 민중 예술이 – 인류학 연구에 종속된 단어라고 할 수 있는, 대중적 활동과 대중미학으로 나뉘어 논의 될 수 있는 – 미술사에 가져온 영향과 그 사용에 대한 분석의 오류를 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2. 미술사 또는 사진의 역사 안에서
유럽에서, 특히 프랑스에서는 대혁명 이후 민중 예술이 더 본격적으로 그리고 다양하게 다뤄지기 시작했다. 계급으로 층위가 이뤄진 사회에 전복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사회의 정치, 철학, 역사, 예술 등에 편입해 들어가려는 민중들의 시도가 일어났고, 그러면서 대중과 그들의 문화에 대한 엘리트 계급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것은 민족지학 연구, 문화와 역사 연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으며, 그리고 더 나아가 민중 예술 연구 – 우리가 민속연구Folklore 라고 부르는 – 에 대한 흥미로 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민중 예술은 미술사 안에서, 한편으로 그 무분별함과 특색 있는 양식의 결여 때문에 가치 절하되거나, 또는 그 반대로 역사적 가치와 그 순수성 · 진실성 덕분에 중요시되었다.
미국에서의 경우 대체로 이런 용어의 정의와 도입이 몇몇 권위있는 미술 수집가 또는 미술관의 영향에 의해 이루어 지는 듯 보인다. 실제로 1931년 뉴야크 미술관 Newark Museum 에서 그리고 1932 년 현대미술관 Museum of Modern Art (MoMA)에서 열린 두 전시를 통해 홀거 카일 Holger Cahill 은 민중 예술을 “오브제를 손으로 실현하는 예술(6)”로 정의했다. 그리고 이에 관해 맥컬리 McCauley 는 민중 예술이 30 년대의 이 두 전시에 의해 비로소 미술관의 품격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분석하면서,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 – 특히 사진과 민중 예술간의 관계에 관해서는 – 이 개념에 대한 카일의 정의는 사진과 같은 기계에 의한 예술이 무려 1986년 이전까지 대중 예술에 편입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
« [...], Cahill empêchait l’introduction des objets faits par des machines, donc les photographies. Le public allait devoir attendre 1986 pour voir l’introduction de photographies amateurs dans une exposition d’art populaire au Museum of American Folk Art à New York(7) ».
이처럼 대중예술의 정의와 그 개념에 대한 담론은 복합적 맥락 위에서 형성된다. 그 범위를 미술사로 한정하더라도 사회학 · 정치학 같은 다른 분야와의 유기적 연결성을 배제하기가 어렵고, 그 안에서도 수 없이 다양한 형태로 드러날 수 있다. 그러므로 용어의 정의나 개념의 사용 등에 관해 이렇게 대략으로 나마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은 이어서 살펴 볼 내용들 만큼이나 중요하다.
(다음) - #06. 민속연구 Le Folklore : 파리, 민중 예술 재출현의 현장
(1) 용어에 대해 더 살펴보자면, 다음의 세가지 영역의 구분하여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 민족지학 ethnographie, 민족학 ethnologie 그리고 인류학 anthropologie. 이 점에 관해서 Claire Fagnart 의 묘사를 참고 할 수 있다. 그녀는 예술과 민족지학의 관계에 대한 훌륭한 분석을 제시한다 : « De l’ethnographie à l’ethnologie puis à l’anthropologie, il semble y avoir une intensification du caractère théorique de la recherche. L’ethnographe constitue, à partir d’enquêtes de terrain, un fond documentaire ; l’ethnologue analyse et interprète ces documents, l’anthropologue théorise une conception générale de l’homme, en relation avec sa culture. Les frontières entre ces trois champs d’étude sont donc aisées à traverser (un même individu peut être tour à tour ethnographe, ethnologue et anthropologue). L’expression « art ethnographique » s’applique à des pratiques artistiques de type documentaire plutôt qu’à des pratiques artistiques de type expressif ». Claire Fagnart, « Art et ethnographie », Marges [En ligne], 06 | 2007, mis en ligne le 15 octobre 2008, consulté le 02 mai 2019. URL : http://journals.openedition.org/marges/829 ; DOI : 10.4000/ marges.829
(2) On peut citer la définition de l’art populaire de Richard Hoggart, connu pour son analyse de la culture pauvre, décrit-il « La passion du petit détail dans la description des gens et de leur condition est le premier trait qu’il faut prendre en considération pour comprendre l’art des classes populaires. L’art populaire est fondamentalement un art qui vise à montrer (par opposition à un art d’analyse ou d’investigation) : il met en scène ce qui est déjà connu et bien connu, partant du principe que la vie humaine est passionnante en elle-même. Son objet de prédilection, c’est la vie en ses formes familières et immédiatement reconnaissables. Sa vocation est d’abord celle du miroir, même s’il est capable de tous les fantastiques. Enfin, il aime à s’aider de quelques leçons morales, simples mais fortes ». Richard Hoggart, La culture du pauvre, trad. de l’anglais par Jean- Claude Garcias et Jean-Claude Passeron, Paris, Les éditions de Minuit, 1970, p. 166.
(3) Pour appuyer ce principe, on peut examiner une description de Marc Augé, cité par Claire Fagnart. Soulignant que « L’anthropologie ne cherche pas tant à représenter l’autre comme individu qu’en tant qu’il s’inscrit lui-même dans une culture », Fagnart cite la définition de l’anthropologie par Marc Augé : « La recherche anthropologique traite au présent de la question de l’autre. La question de l’autre n’est pas un thème qu’elle rencontre à l’occasion. Il est son unique objet intellectuel ». Ibid., p. 11. Cf. Marc Augé, Non-lieux. Introduction à une anthropologie de la surmodernité, Paris, Seuil, 1992, p. 28.
(4) Claire Fagnart, « Art et ethnographie », op.cit. p. 11. Elle adopte cette expression pour décrire la colonisation, mais nous pouvons l’appliquer même au moyen d’approche anthropologique.
(5) Il décrit « Et même à l’intérieur d’une ethnie, deux types de populations se divisent, se distinguent : une population centrale, constituée de lettrés, de clercs, d’artistes et de savants (partie de l’élite) et une population périphérique, constituée d’illettrés, et de non savants (partie analphabète). [...] la partie centrale va s’intéresser à l’autre partie. La partie périphérique de la société devient exotique pour la partie cultivée, lettrée. On retrouve le même réflexe de découverte qui se focalise sur des populations lointaines sur les populations proches (exclues de la culture centrale) devenues à partir d’un moment donné exotiques par rapport à celui qui observe. Il existe toujours le phénomène de l’exotisation d’une population même à l’intérieur d’un territoire. Les régions périphériques deviennent ainsi des objets ethnologiques ». [Note prise dans le cours], Paul- Louis Roubert, « Photographie, art populaire ? », op. cit. Il ne manque pas non plus l’analyse qui affecte le relativisme culturel, en résumant que « le relativisme culturel est la thèse selon laquelle le sens et la valeur des croyances et des comportements humains n’ont pas de références absolues qui seraient transcendantes et devaient être comprises et analysées que du point de vue de leur culture. Il s’oppose à l’universalisme et à l’ethnocentralisme », « L’ethnocentralisme désigne la tendance à privilégier le groupe ethnique qui détermine l’autre et à en faire le seul modèle de référence ».
(6) Holger Cahill, American Folk Art. The Art of the Common Man in America, 1750-1900, New York, Museum of Modern Art, 1932, p. 3.
(7) Anne McCauley, « En-dehors de l’art », Études photographiques, 16 | 2005, 50-73. On peut également citer son annotation remarquée pour cette partie, dit-elle « Elizabeth V. Warren déclare dans un catalogue en 1986 que pour la première fois les photographies étaient intégrées comme forme d’art populaire. Cependant, elle continuait à prétendre que tout photographe amateur n’est pas forcément un artiste, qu’il lui faut posséder des qualités esthétiques : “composition, plan, vision d’ensemble et maîtrise de ce moyen d’expression - le tout devant être présent dans une œuvre d’art populaire réussie. De plus, le photographe, comme tout artiste populaire, fait partie de la communauté, au sens large, qu’il enregistre : contrairement à beaucoup de bons artistes, il partage, avec ses modèles, les mêmes valeurs sociales et la même éthique” Robert Bishop, “Introduction. Between Two Wars”, in Jean Lipman, Elizabeth V. Warren, Robert Bishop, Young America. A Folk-Art History, New York, Museum of American Folk Art, 1986, p. 11 ».